티스토리 뷰

반응형

눈이 부시도록 투명한 아침, 싱그러운 햇살 속에 드리운 저 멀리 너를 향하여 외친다.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고 싶다

무엇이 나를 지금 이 순간으로 이끌어 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또 다른 3박 4일 여행길에 올랐다.

Darjeeling에서 바라본 마을

구름 속의 마을

Darjeeling, '다즐링' 이라 불리는 이 곳은 인도 West Bengal 주에 있는 인도 북동부 지역으로 해발 약 2000m의 고산지대에 속한다. 왼쪽으로 네팔, 오른쪽으로는 부탄과 방글라데시 위로는 중국과 맞닿아 있으며 이름은 '천둥이 치는 계곡', '신이 사는 곳' 이라는 티벳어 계열 단어를 어원으로 유래된 이름이다. 이름에 걸맞게 날씨가 변덕스럽고 일교차가 큰 동네이며 차의 재배지로 유명한 지역 중 하나로 홍차의 품종 중 하나인 다즐링이 유래한 곳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곳에서 사람들이 구름 속을 걷고, 구름 속에서 살며, 구름 속에서 인사한다. 쾌적한 날씨와 더불어 오밀조밀 산 둘레에 굽이굽이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의 얼굴엔 삶의 에너지가 느껴져, 찾아오는 이들에게 전염되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다.

한 권의 책과 나만의 목소리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하고, 맑은 하늘이 깊어질 무렵 기분 좋은 바람을 뒤로한 채, 약 5000km 떨어진 인도에 어느새 다시 서있다. 나 자신도 인식하지 못할 우울함이 엄습해 올 때 가만히 내가 살아오면서 나에게 외쳣던 나만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 되고자 '플러스가 되자' 라고 메신저에 적어 놓았었고 지켜려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이 책의 지은이 정유선 교수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지만 강한 집념과 도전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 대학의 교수가 되어 강의를 진행하는 우리나라 최초 교수이다.

내가 생각하는 장애란 스스로 심리적 한계를 긋고 자신과의 싸움을 쉽게 포기해버리는 행위 그 자체다

정유선 교수의 이 외침은 나의 우울함과 불안함이 교차하는 나를 일깨워 주었고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도록 나를 지탱했다.

제 2막의 시작

매일매일 떠오르는 태야이지만, 군입대를 앞두던 먼 시절 정동진 앞바다를 찾아가 빨갛게 떠오르는 일출을 맞으며 새로운 나의 인생 2막을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곳에서 또 다른 전환점을 맞기 위해 일출을 맞이했다.

이 곳의 일출이 시작되는 순간 모여 있는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환호성을 외친다. 누구에게는 매일 뜨고 지는 똑같은 태양일지 모르지만 일출을 보러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Tiger Hill' 이라 불리는 높은 곳까지 올라 새벽 5시부터 숨죽이며 기다린다. 오늘 이곳의 일출은 역시나 언제나 그렇듯이 세계 제 3봉인 높이 8,586m '칸첸중가'를 비춘다.

Tiger Hill 에서의 일출을 보고 그 햇살 사이로 비추는 칸첸중가를 뒤로하고 펠링으로 향한다. 인도 시킴 주에 속한 펠링은 히말라야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감상 할 수 있다.

별, 바람, 햇살 그리고 구름 속 너에게

새벽시간을 지나면 구름 사이로 칸첸중가는 숨어버린다. 무슨 단장을 하는지 구름 가득히 정상을 메우고 얼굴을 내밀지 않은 상태로 상쾌한 바람이 다즐링 마음을 휘감는다. 무엇을 하기 위해 여기에 왔던지 나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지금은 잠시 쌓여 있는 구름이 걷힐 때임을 잊지 말자.

반응형
댓글